
선 이야기
심우도: 열 폭의 그림 속 사람, 열 폭의 그림 속 나
이삼 일 전, 낡은 책을 넘기다 목판화 한 벌을 만났다. 흑백이었고, 아주 소박했다. 한 사람, 한 마리 소, 열 폭의 그림. 그림을 보고 있었던 게 아니라, 자신을 보고 있었다.
2026. 5. 8.7분
떠오르는 것을 적습니다. 어떤 때는 읽은 이야기, 어떤 때는 염주를 만지며 떠오른 생각.

이삼 일 전, 낡은 책을 넘기다 목판화 한 벌을 만났다. 흑백이었고, 아주 소박했다. 한 사람, 한 마리 소, 열 폭의 그림. 그림을 보고 있었던 게 아니라, 자신을 보고 있었다.

법화경의 궁자비유는 길을 잃은 아이가 오십 년을 떠돌며, 아버지가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. 이 이야기를 읽으며 그 가난한 아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.

백은 선사는 아이의 아버지라는 누명을 썼습니다. 변명하지 않았습니다. 그냥 "그렇습니까"라고 했을 뿐 — 이 세 글자가 비난과 오해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