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깨달음
포정해우(庖丁解牛):이천 년 전 소 잡던 사람이 몰입의 정의를 먼저 써 놓았다
심리학이 수십 년 걸려 묘사한 '몰입'을 장자는 이천삼백 년 전 소 한 마리로 다 써 버렸다. 십구 년 쓴 칼이 숫돌에 갓 갈은 것 같은 건, 뼈를 찍지 않고 틈을 찾았기 때문.
2026. 10. 5.9분
떠오르는 것을 적습니다. 어떤 때는 읽은 이야기, 어떤 때는 염주를 만지며 떠오른 생각.

심리학이 수십 년 걸려 묘사한 '몰입'을 장자는 이천삼백 년 전 소 한 마리로 다 써 버렸다. 십구 년 쓴 칼이 숫돌에 갓 갈은 것 같은 건, 뼈를 찍지 않고 틈을 찾았기 때문.

장자는 물고기가 즐겁다고 했다. 혜자는 너는 물고기가 아니라고 했다. 다리 위에 서서 깨달았다 — 자비와 지혜 사이에, 다리가 있다.

얼마 전 공원을 산책하다가 느림나무 한 그루 아래에 오래도록 서 있었습니다. 잎은 듬성듬성하고 줄기는 비뚤비뚤했지만,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. 나중에 깨달았습니다. 장자의 그 이야기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. 목수가 쓸모없다고 한 나무가 천년을 살아남은 건, 바로 그 무용함 덕분이었습니다.

어젯밤 꿈을 꿨다. 나비가 된 꿈. 깨어난 후 2천 년 전 장자가 생각났다 — 그도 같은 꿈을 꾸고, 2천 년 동안 인용되어 온 질문을 했다.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, 나비가 나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.

오늘 아침 거의 부딪칠 뻔했다가, 장자의 빈 배를 생각했다. 내 모든 분노는 "저기 사람이 있다"는 가정 위에 세워져 있었다.